
언젠가 아이가 생기면 이렇게 무등을 태우고 싶었다.
적절하게 베어스 모자 하나 씌우고, 그렇게 야구장에 가고 싶었다.
난생 처음으로 아이를 머리 위로 올려태웠는데..
생각보다 좋아하지 않는 눈치다.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내려봐야 하는 두려움도 있을테지.

이빨이 나는구나.
네 인생에서 처음으로 이빨이라는 것을 가져보게 되는 것일테야.
이걸로 많은 걸 물어 뜯으면서 새로운 질감을 느끼게 될테고..
그간 먹어왔던 것들이 아닌 새로운 것들을 씹게 될 수도 있겠지.
어쩜 내가 있고 있던 사소한 행복들을 너는 커가면서 지금 만끽하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맛있니? 이빨이 더 많이 나면.. 다양한 질감의 것들도 많이 먹게 될 수 있을거야?

주사는 아픈 거지.
내가 어렸을 적을 생각해봐도 썩 좋은 기분은 아녔던 거 같아.
주사 대신에 먹는 걸로 해주면 좋을텐데..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는 것으로 보아 나도 그렇게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진 않는 듯.
너도 그렇게 되겠지? 그래도 어떡하니.. 당연히 해야 할 것인데..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몇가지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주사 같구나.

아빠가 아는 사람 중 네가 처음으로 밖에서 만난 남자일 거야. (여자는 희정이가 있을테니..)
가로수길. 당장 내일이 촬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전화해서 쳐들어간 MINGUS 프로덕션.
형님의 번창을 너도 기원해 주렴. 돈 많이 버시라고 책상위에 올려놓을 저금통 하나 선물했는데 맘에 들어할런지 모르겠네~

네가 태어난 뒤로 집안은 완전 난장판이 되어버렸지.
이젠 뭐 별 생각도 없다. 니가 건강하게 커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거지.
그렇지만 이 사진은 아니지만.. 같이 보려고 켜놓은 몬스터주식회사 DVD를 단번에 꺼버리면 어떡하냐.
오디오를 숨길까? 아니면 네 손에 수갑을 채울까?
내 욕망과 네 성장과 오버랩 되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런지 하루에도 여러번 고민이다.

시원하니 좋으냐?
다 컸구나..............
주말만 보고 사는 것이 조금씩 맞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부모님께 맡기고 사는 것이 당신들에게도 활력소가 되어 준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주중에 같이 볼 수 없다는 건 꽤 아쉬운 것인데..
현실과의 적절한 타협이라는 것이 최고는 아닐테지만 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너로 인해 조금씩 배우고 산다.